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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ment/market

가치주의 매력이 정말 사라진걸까?

by 맬맬언니 2020. 7. 29.

가치주가 다시 성장주 대비 우위를 보이는 걸까? 가치주 투자 조언가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7월 9일 이후로 가치주 상장지수펀드 ‘iShares S&P 500 Value ETF’가 성장주 펀드 ‘iShares S&P 500 Growth ETF’ 수익률을 5.6%포인트 상회한 건 사실이다.

 

반면에 연초부터 7월 9일까지는 S&P 500 성장주가 S&P 500 가치주보다 28.8%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를 회의적으로 본다. 가치주가 성장주를 이기는 장기 패턴으로 돌아갈 거라는 예상이 최근 몇 년간 몇 번이나 빗나갔었다. 최소 지난 13년간은 가치주의 부활이 그저 희망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쉽게 가치주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가치주가 성장주를 이긴 역사가 길다. 켄 프렌치 다트머스대 금융학 교수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가치주에 가장 가까운 20% 종목 그룹이 1927년 이후로 기록한 수익률은 성장주에 가장 근접한 20% 종목 들보다 연 3.5%포인트 높았다. 이런 역사 때문에 필자는 가치주를 아직 믿어도 된다고 여러 번 주장했었다. 그러나 수년간 가치 프리미엄이 마이너스였기 때문에, 가치 투자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새로 나온 연구는 그런 요소 하나를 가리켰다.

 

최근에 NBER(전미경제연구소)이 이테이 골드스타인 펜실 베이니아대학교 금융학 교수, 루오 주오 코넬대 회계학 교수 등이 작성한 ‘현대 정보기술의 실제 효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배포했다. 이 보고서는 최소 이전 몇 십 년간 성장주와 가치주 사이에 존재했던 정보 비대칭 문제를 다뤘다. 예전에는 가치주 부문에 속한 기업에 관한 중요한 재무 데이터를 얻기가 성장주 그룹 내 기업에 비해서 훨씬 더 어려웠었다. 따라서 가치주가 장기적으로 우위를 보였던 건 불확실한 투자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하며,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기업 정보에 좀 더 쉽고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정보 비대칭이 많이 사라졌다.

 

이 교수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990년대 중반에 도입한 전자 데이터 수집, 분석, 검색 시스템(EDGAR)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들은 10개 그룹으로 분류됐으며 각각의 그룹이 3년의 기간에 걸쳐서 서로 다른 시점에 EDGAR 시스템에 들어갔다. 이런 단계적 시행 덕분에 교수들은 EDGAR에 속한 기업과 나머지 기업의 주가 움직임을 비교할 수 있었다.

 

EDGAR 시스템 전에는 기업들이 제출한 인쇄된 자료를 워싱턴 D.C.와 시카고, 뉴욕 시의 SEC 공개 열 람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날의 인터넷 시대와 비교하면, 이런 서류에 접근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교수들이 인용한 뉴욕타임스(NYT)의 한 기사는 SEC의 공개 열람실을 ‘파일들이 종종 제자리에 없거나 심지어 도난 당하는 동물원’으로 묘사했다. EDGAR 전 시대의 정보 수집은 성장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와 금융 뉴스가 SEC 파일을 통해 주로 이들을 분석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성장주 기업을 선호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기업이 가치주 기업이다. 가치 프리미엄이 가장 큰, 규모가 가장 작은 기업들이 특히 더 그렇다.

“EDGAR 도입으로 평균적으로 가치주 기업은 매출 성장이 가속되고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고성장 기업의 퍼포먼스는 타격을 입었다”고 교수들이 설명했다. 결국 성장주와 가치주 간 격차가 좁혀지고, 가치 프리미엄이 축소된다. 이건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골드스타인이 말했다.

 

“이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 지면, 리서치 비용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가치 프리미엄이 줄어든다.” 인터넷 시대에 기업 관련 정보를 쉽고 저렴하고 신속하게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EDGAR라서 교수 들이 여기에 초점을 맞춘 건 아니다. 예를 들어, 2013년부터 SEC는 기업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서 주요 정보를 전달하는 방안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 외에도 2013년에 많은 일이 일어났으며, 변화는 성장주와 가치주에 동시에 동등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 영향을 측정하는 건 불가능하다. EDGAR의 경우, 단계적인 시행 덕분에 교수들이 이 시스템 도입의 효과만 따로 분석할 수 있었다. 물론 주오 교수는 성장주와 가치주 간 정보 비대칭이 가치 프리미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 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신규 보고서는 가치주가 계속 고전할 수 있는 그럴듯한 이유를 제시했다. (출처: Market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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