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vestment/market

반도체 산업의 지각변동 (인텔의 위기? )

by 맬맬언니 2020. 8. 10.

인텔의 주가가 크게 흔들리고, AMD의 주가가 하늘을 치솟았습니다. 견고할줄만 알았던 인텔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들 합니다. 관련하여 유진투자증권에서 참고할만한 report가 발간되어 공유하고자 합니다.

 

인텔의 7 나노 공정 제품의 출시와 수율 안정화가 지연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외부 파운드리를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인텔 경쟁사 및 파운드리 업체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7월 29일 기준, AMD 주가가 16% 상승한 데 이어 TSMC, UMC, 삼성전자의 주가도 큰 폭 상승하였습니다. 이들 아시아 세 파운드리 업체들의 주가는 이틀간 누적으로 각각 +13%, +12.7%, +8.1% 상승하였습니다.

 

흔들리는 인텔, 무슨일이 일어난걸까?

브라이언 크르자니치는 폴오텔리니 의 뒤를 이어 2013 년 인텔의 6 대 CEO 로 취임했습니다 . 그는 CPU 에 치중돼 있던 인텔의 사업구조를 클라우드 , IoT , AI, 자율주행 등으로 다각화 한다 는 비전을 제시하며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2015년 167 억달러를 들여 알테라를 인수했고 , 2016 년에는 모빌아이를 153 억달러 에 사들였습니다 . 또한 , 너
바나(Nervana), 모비디우스 (Movidius), 새프론 (Saffron) 등 인공지능 관련 유망 벤처들을 인수하며, 기존 데스크탑 노트북 및 서버용 CPU 는 물론이고 AI 분야에서도 본격으로 그 실력을 드러낼 듯한 기세였습니다. 시장은 그의 비전과 전략 , 그리 고 수행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고, 크르자니치가 CEO 로 재임했던 기간 동안 인텔의 주가는 118% 나 상승하였습니다. 

그러나 , 인텔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크리자니치 는 그의 경영 목표를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2015~16 년 사이에 전체 직원의 11% 에 해당하는 12,000 명을 내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갈 곳이 있는 실력파 엔지니어 들은 AMD, 엔비디아 등 인텔의 경쟁사들을 찾아 떠난 반면 나가줬으면 했던 사람들 은 상당수가 오히려 인텔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인텔을 떠났던 엔지니어들을 받아들인 AMD 와 엔비디아는 이제 인텔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CEO는 잘 될수록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하나봅니다.. 인텔의 모습은 인적자원을 기계설비처럼 여기는 경영자의 최후가 아닐까요..) 인텔의 코어R&D 의 약화는 결국 사고로 이어 지게 됩니다. 2018 년 연초부터 인텔의 x86 CPU 아키텍쳐 에서 멜트다운이라는 심각한 버그가 발견 된 것입니다. 설계뿐만 아니라 공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8 년 하반기 10 나노 캐노레이크가 출시되었지만 , 신 공정의 성능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성능이 14 나노 칩보다 못하다고 평가되었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회사 여직원과의 성추문에 휘말려 크리자니치가 중도사퇴하는 초유의 사태 까지 벌어졌습니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인텔은 전설적인 CPU 아키텍트 짐 켈러를 영입했지만, 결국 인텔을 구하지 못하고 , 지난 6 월 2 년 만에 인텔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짐 켈러는 AMD 부활의 신호탄이 된 K8 과 Zen 아키텍처의 설계를 진두지휘했고, 애플에서는 A4/A5 프로세서를 디자인했으며 테슬라에서
는 자율주행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하였습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인텔의 성과는 기대 이상입니다. 올해 상반기 기록한 395 억달러의 매출은 전년대비 21% 나 성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인텔은 7 나노 공정에 문제가 있음을 실토했습니다. 칩 개발은 6 개월 지연되고 , 수율을 잡고 양산에 돌입하기까지는 12 개월이나 지연된다고 밝혔습니다. TSMC, 삼성 등 공정의 라이벌들은 5 나노와 3 나노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컨퍼런스콜에서 CEO 인 로버트 밥 스완은 2021~2022 년에는 올해 하반기 본격화되는 10 나노 제품으로 대응하겠지만, 2022~2023 년 사이에는 자체 생산과 외부 파운드리를 놓고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 지 전체적인 입장에서 고민 중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의 반도체 산업은?

인텔조차도 공정 개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재 반도체 산업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IDM 모델을 이끌어 왔던 인텔도 어쩌면 TI 나 NXP, STMicro 등과 같은 팹라이트 모델로 전향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만일 삼성이 이 같은 거대한 변화에 걸맞는 전략적 포지셔닝을 이루어 낸다면 그 동안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여주기만 했던 삼성 파운드리는 이전과는 비할 수 없는 정도의 좋은 성장 궤도에 진입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주가는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인텔의 GPU와 모뎀칩을 이미 위탁생산하고 있는 TSMC와 인텔 매출이 제로인 삼성의 처지는 엄연히 다르다고 봅니다. 인텔로부터 의미있는 수준의 오더를 따내기 위해서는 삼성 파운드리는 여러 부분(?)에서 좀 더 전략적인 준비(?)가 되어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유진투자증권)

삼성 반도체의 포지션닝은 이것도 저것도 모두다 잘해 보겠다라는 것인데, 장기적 으로 뚜렷한 성과를 위해서 는 좀더 명확하게 리포지셔 닝할 필요가 있다. (출처: 유진투자증권)

 

댓글